생각날때 ...

베란다에선.........

웃음이 나와 2004. 10. 14. 13:09
아침에 문득 베란다가 궁굼해진다

어느땐 온갓 정성으로
돌에
괴목에 붙혀 놓았던 나의 자그만 야생란들...

어느덧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음에
미안한 생각도 들고

저멀리
사량도 돌섬에. 영암...고흥
남해의 따듯함을 품고 자랐을 그것들이
차갑고 낮선 베란다에

초라한 모습으로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며
위태롭게 붙어있다

아~~~
이게 웬일인가
어느덧 한결같이 꽃대를 살포시
내밀고 있다니

행복한 모습이다
간혹 생각날때 물이라도 푹신히 준것 밖에 없는데....

꽃을 본다면
그 향기를 맏는다면 이쁘겠지?

내 자신이 부끄럽다

모든 생명들이
종족을 번식할때는
최 악의 상황이라 했다

어쩌면 번식을 위해서 산다고 해야 맞을것이다

잘먹고 살찌우고
잉태를 하고 꽃을 피우고.....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은

어쩌면
그네들 종족 유지를 위한
최후의 몸부림인것에
가슴도 아파야 할것이다
아니 경이로운 모습에 가슴이 벅차야 할것이다

나의 관심 밖에 있던
그것들도
어느샌가 나에게로

이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유관현 2003년11월02일(일요일) 19:15:54